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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국어, 문제풀이 시간을 단축하는 법

작성자
입시전략연구소
작성일
2018-06-09 16:01
조회
95
■ 수능국어, 문제풀이 시간을 단축하는 법

문제풀이 속도는 훈련의 결과다.

이제 곧 고 3들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 모의평가(이하 모평)를 치른다. 첫 번째 예비 수능이다.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처음으로 테스트해보는 시험이 될 것이다. 이 시점이 되면 꽤 많은 학생이 문제 푸는 속도에 대한 고민을 토로한다. 특히 독서 영역의 고난도 지문을 빠르게 읽고 문제를 풀 수 있는 비법을 알려 달라고 하소연한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문제 푸는 속도’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사실 80분 동안 45문항을 풀어내는 수능 국어시험은 만만치 않다. 상당한 예비 지식을 가지고 있는 선생님들보다 수험생의 문제 풀이 속도가 훨씬 빠른 경우가 많다. 실험해 보면 명문대생들도 수능 공부를 손 놓았다가 갑자기 수능 국어문제를 풀어보면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

이는 당연한 결과다. 속도는 훈련의 결과이고 사고 근육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속도는 훈련의 결과다. 컴퓨터 타자를 예로 들어보자. 처음 배울 때 어떤가. 손가락을 다 활용해 자판을 치려면 1분에 몇 자 못 친다. 떠듬떠듬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러다가 연습을 반복하면 점차 뇌 속에서 시냅스가 연결된다. 의식적으로 하나하나 신경써가며 자판을 치던 것이 어느 결에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이 움직이게 된다. 그리고 그게 점점 강화됨에 따라서 분당 200타, 300타, 500타가 가능해진다. 훈련 결과, 뇌 속에 타자를 위한 시냅스가 잘 연결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의 지루함을 견뎌내지 못한 사람은 옆길로 샌다. 양손 검지만을 활용해 타자를 치거나 세 손가락으로 친다. 이것이 열 손가락을 모두 활용하는 방법보다 처음에는 빠르지만, 절대로 어느 수준 이상으로는 속도가 늘지 않는다.

핵심은 심성모형(Mental Model)에 있다. 야구에서 ‘타자’를 생각해보자. 투수가 타석에서 18.44m 떨어진 마운드에서 시속 140킬로미터의 속도로 공을 던지면, 0.47초 만에 공이 포수의 글러브에 도달한다. 그런데 타자가 방망이를 휘두르는 시간이 0.2초라고 하니, 타자는 0.27초 만에 공을 칠지, 기다릴지, 만약 친다면 밀어칠지 당겨칠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 더구나 이런 결정을 지금 날아오는 공의 구질이 직구인지, 커브인지, 슬라이더인지 등을 읽어내면서 내려야 한다. 타자가 타석에서 이런 항목을 하나하나 고려해가며 방망이를 휘두르면 결코 공을 맞힐 수 없다. 그래서 숙련된 선수는 연습하는 동안 각 구질의 단서들을 바탕으로 완벽한 심성모형을 만들고 이를 통해 훌륭한 타격을 이루어 낸다. 우리의 지적 능력도 마찬가지다. 물론 유전적으로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문제 풀기, 추론 등을 통해 심성모형을 구축하면서 지적 능력을 계발할 수 있다. 필자가 지어낸 얘기가 아니라, 최근 인지심리학에서 밝혀진 내용이다.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헨리 뢰디거 외 지음) 참고)

다행히도 수능의 국어영역 문제를 푸는 능력은 충분히 계발될 수 있다. 주변에 책을 좋아하고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글 읽는 속도가 빠르다. 오랜 시간 훈련이 됐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한 분야에 관한 책을 집중적으로 읽다보면 뒤로 갈수록 책을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속독법을 익혔거나 글을 빨리 읽는 특별한 비법을 깨쳐서가 아니다. 머릿속에서 심성모형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심성모형’, 즉 ‘수능적 사고력, 수능적 독해력’을 자신의 머릿속에 장착시키는 과정이 가시밭길이라는 점이다. ‘기본기’가 잘 안 갖춰진 상태에서는 문제가 금방 안 풀린다. 지문을 하나 읽는 데도 30분 넘게 걸릴 수도 있다. 답답하고 또 답답하다. 실력이 늘 제자리걸음인 것 같다. 그래도 우리는 ‘정도’를 걸어야 한다.

독서 지문을 빠르게 읽기 위해서는 먼저 제대로 읽는 법을 익혀야 한다. 제대로 읽는 방법은 ‘정독 훈련’이다. 문제를 빨리 풀기 위해 날림으로 지문을 읽어서는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해당 지문의 내용을 파악하면서, 또 앞으로 나올 글의 내용을 예측하면서 정확하게 읽는 훈련을 해야 한다. 첫 문단을 읽고 글의 구조를 예상할 수 있고, 접속어를 통해 다음에 이어질 내용과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중심어구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개념 정의된 내용을 이해한 다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수업시간에 배우는 기본적인 글 읽기 방법으로 정확하게 읽는 것이 ‘정도’다. 글을 제대로 읽는 법을 모르겠다면 학교 선생님이나 인강 선생님 등의 강의를 들으며 제대로 익히자. 그리고 그 방법으로 고난도 독서 지문을 확실하게 장악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서 ‘읽기’를 연습해야 한다.

이런 연습을 꾀부리지 않고 반복해서 하게 되면 스스로 읽는 속도와 답을 찾아내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게 제대로 속도가 빨라지는 과정이다. 한 가지 더 기억해 둘 것은 지문을 읽고 문제를 푸는 속도는 점진적으로 빨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아주 천천히 향상되다가 어느 임계점을 지나면 그때부터 갑자기 빨라진다. 이 시기가 6월 모평 이후에 오는 학생도 있고 9월 모평 이후에 오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지난한 과정을 못 참고 ‘비법’을 찾아 나서면, 1등급은 물 건너간다고 보면 된다. 그럴 듯한 비법으로 약간의 점수 향상을 맛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조금만 문제가 어렵거나 평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묻는 문제를 만나면 여지없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사람들을 유혹하는 수많은 ‘비방’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런 ‘비방’들로 크게 성공한 이는 찾아보기 어렵다. 어느 수준에서는 결코 극복할 수 없는 한계를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잊지 마라. 속도는 훈련의 결과다. 제대로 된 공부법으로 ‘생각근육’을 단련했을 때 속도가 빨라진다.

조선일보 (강상희 상상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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