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재수를 대성공했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저는 현역 16수능에서 국영수 4,5,5를 받았습니다. 그중에서 국어는 1점만 깍였어도 5등급이었으니, 국영수는 올 5등급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인서울은 커녕, 이정도 성적으로는 이름을 들어본 대학교에 가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그랬던 제가, 재수 한번 하고, 명문 성균관 대학교에 합격할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재수에 성공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1. 재수를 시작하기까지

고등학교 입학성적부터 저는 별볼일 없었습니다.

인서울 진학을 위한 학생들을 모은 심화반에 들어가기는 커녕, 전교 100등 안에도 들지 못했고, 그때문에 공부에 관심이 있어보이는 많은 학생들을 위한 담임선생님과의 면담 기회조차 제게는 없었습니다.

1학년의 저는 자존심이 상한다는 이유 하나로 야간자율학습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며, 쉬는시간까지도 공부에 매진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성적을 상당히 올린 결과, 그 결과가 겨우 영어 수학 내신 4등급이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요령을 터득하며 고등학교 생활을 성실함 하나로 버틴 끝에 3학년때에 와서는 내신을 2등급대까지 끌어올렸고, 마침 운좋게 나간 전국대회에서 1위를 하여 교육부장관상을 받으며 저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게 됩니다.

그 상 탓인지는 몰라도 학생부종합전형에서 1차 자기소개서 심사를 통과하여 인서울 괜찮은 학교들에 면접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장관상 하나 있다고 방심하고 있었고, 경쟁률도 낮았던 면접에서 경쟁자들에게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이 순간 입시판에 대해 깨달았습니다.

그곳은 누군가 승리하면 누군가는 패배하는, 전쟁터와 마찬가지였던 것입니다. 안일한 마음으로는 소수에게만 주어지는 합격을 쟁취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저는 굳은 마음으로 재수를 결심했습니다.

2. 재수를 결심하고

12월이 지나는 동안은 재수의 방향을 잡았습니다.

저의 목표를 잡고, 어떻게 공부할지, 공부법에 대해 주로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12월에 당장 공부를 시작하기에는 의지력과 집중력도 부족했기 때문에 공부법을 고민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공부법 그 자체를 두고 찾아보기만 해도 많은 유용한 팁들을 얻을 수 있었고, 재수 기간중에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1월에는 도서관에 다니며 공부했습니다. 방학이지만 아직 졸업하지 않았기때문에 기숙학원에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이 때 저는 저의 의지력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스스로 꾸준히 도서관에 다니며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저에게는 그만한 의지력이 없었던 것입니다.

1월달이었기에 날씨도 추웠고, 이런 저런 핑계로 공부 시간을 줄이고, 어느 날에는 심지어 도서관에 가는 것마저 미루고 말게 된 것입니다. 당연히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대로 재수생활을 지속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상상해보고, 저는 반드시 누군가에게 통제를 받아야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졸업식이 있던 바로 다음 날인 2월 17일, 학원에 들어갔습니다. 정확히 수능이 10개월 남은 시점이었습니다.

3. 기숙학원에서의 생활

저는 에듀셀파에서 재수생활을 시작부터 끝까지 보냈습니다. 2월 17일부터 11월 17일까지, 이곳에서 10개월을 채운 것이지요.

이곳에서 저는 굉장히 성실하게 생활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에 관해서는 생활관리 선생님들께서도 인정하시리라 믿습니다. 방에서 장난치지 않고 제때 잠들었으며, 제때 일어나서 점호와 조회에 제때 참석하였습니다. 사고를 치는 법도 없었고, 정석대로 꾸준히 나아갔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저는 논술전형으로 성균관대학교에 합격하게 되었지만, 논술이라 하더라도 엄연히 최저등급이 있기때문에 수능을 잘 봐야 합니다. 전체 과목을 고려할 때, 저는 수능을 다른 모의고사와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점수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컨디션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성실하게 꾸준히 나아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10개월, 300일, 40주 저는 주간 계획을 매주 세우고 매주 지켰습니다.

몇 주 차인지를 표시하는 칸에 숫자 40이 적히자, 수능이 다가와있더군요 여러분도 부디 집중해야 할 때 집중하며 계획을 세우고, 세운 계획을 지키고. 그런 모범적인 학원생활을 유지한다면 수능때 원하는 성취를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첨언하자면, 여러분이 재수를 늦게 시작하지 않는 한, 이곳에서 공부한다면 시간은 충분합니다. 저는 심야자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정작 집중해야 할 낮 시간대에 집중이 잘 되지 않고 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밤에 몇시간 더 공부하는것보다 낮에 집중해서 공부하는 편이 더 효율적입니다. 급한 일이 없다면 심야자습은 하지 않는 것을 권하겠습니다.

그리고 뜬금없지만 에듀셀파의 장점 하나를 꼽자면 남자와 여자가 모두 있는 기숙학원이지만 이성교제단속이 전국에서 제일 강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재수 중에 연애해서 망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 여기오시면 안하셔도 됩니다. 이건 제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4. 공부 관련 팁

모의고사 점수, 특히 사설 모의고사 점수에 좌지우지되지 마세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점수입니다.

자신의 위치? 그런 것도 6월 9월로 파악하는거지 사설로 하려 해서는 안됩니다. 학원 선생님들은 제 사설 모의고사 등급을 아실 겁니다. 아마 수학 과목을 보면 4나 5, 심지어 6도 찍혀 있을 것입니다.이게 재수 초창기 성적이 아닙니다.

수능 보기 직전까지 이랬습니다. 근데 제 수능 등급은요? 1등급입니다. 저는 시험 직전에 수학만 한것도 아니고 특별히 각성한것도 아닙니다. 사설 모의고사도 진심으로 풀었습니다.

수능장에는 그냥 그대로 갔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저한테 문제가 있던게 아니라, 사설 모의고사 쪽에 문제가 있었던 겁니다. 평가원은 항상 학생들을 시험하기 위해 출제 기조를 변화시키는 집단입니다.

6평과 9평에서 힌트를 주는데 이걸 잘 분석해서 공부해야 합니다. 평가원은 이렇게 섬세한 반면 사설은 그저 4~5년된 구닥다리 기출을 짜집기해서 30문제던져놓은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솔직히 기출은 1년만 되도 당해년도와 다를 수 있는 거에요. 가장 중심을 두고 분석할 것은 당해년도 6,9평이고요. 작년과 올해가 시시각각 달라지지만,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기출입니다.

무엇보다 평가원이 냈으니까요. EBS는… 연계교재 말곤 보지 마시길… 평가원에 비해 한참 질 떨어지는거 맞습니다. 그리고 연계교재 자체에도 수능완성 실전모의부분을 보시면 알겠지만 실전이라해놓고 문제 수만 맞춰놓은거지 전~혀 수능과 유사하지 않은 유형과 문제들입니다. 그냥 연계 대비한다 생각하고 공부하세요.

다음 수능대비 연계교재가 어떻게 나올진 저도 아직 모를테니 자세한 것은 여러분이 스스로 판단해 주세요.

5. 논술 관련 팁

제가 아무래도 논술로 대입에 성공했으니 이와 관련해 궁금하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제가 성균관대 한군데만 잘 본것이 아니라 다른 학교들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므로 과감하게 논술에 관하여 조언하고자 합니다. 우선 논술을 쓰기 전에 기본적으로 점검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논술은 수능보다 복잡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시험이지만 단지 문제만 잘 해석하고 푼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논술은 글을 쓰는 시험이기 때문이죠. 기본적으로 문장을 제대로 성립시키는 능력이 없다면 교수님이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같은 논리로 맞춤법 역시 중요하지요.

모든 문장을 완벽하게 쓸 수 있을 정도의 맞춤법일 필요는 없지만, 책을 많이 읽고 교양 있는 사람들이라면 틀리지 않을 법한 기본적인 맞춤법은 틀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논술을 쓰기 전의 기본 점검사항이며, 본인이 이 부분에서 문제가 있진 않는지 글을 보여주어 타인에게 조언을 듣는 방법도 좋습니다.

다음으로는 구체적으로 논술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입니다. 저는 논술 역시 기출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기출은 당연히 각 학교별로 있는 거고요. 하지만 기출 전에 선행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요. 기본적인 논술 개념강좌는 듣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논술시험까지 시간 여유가 있는 여름 정도에 논술 기본강좌를 들으면서 대충 어떤 식으로 글을 적어야 하는지에 대해 익혔습니다. 그 이후에 시험시기가 다가온 각 학교별로 집중적으로 기출을 대비한 것이지요.

학교별로 많게는 5회분에서 적게는 2회분까지 역대 기출문제를 푼 것 같습니다. 수능공부와 병행하면서 저같은 경우에는 저녁식사 시간까지 수능공부를 하고 저녁식사 이후에 논술을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논술시험 전날이 되면 실제 논술시험시간에 맞춰서 기출로 모의논술시험을 진행했습니다.

물론 수능 이전에 시행하는 학교 시험에 대비할 경우입니다. 저는 이렇게 했지만 각자 스스로 적절히 병행해 주세요. 요약하자면 나와 있는 기출을 가지고 논술을 대비하되, 시험날짜까지 기출을 충분히 소화하도록 계획을 짜 주시면 되는 겁니다.

계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여러분 모두가 알고 계시겠죠? 저같은 경우에는 인강사이트 프리패스에 딸려있는 무료 논술 인강을 들었기 때문에 논술에 많이 투자하지는 않았습니다. 굳이 추가적으로 든 비용이라고는 논술책 한 권 구매비용과 기출문제 인쇄비용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기출을 가지고 계획을 지켜가며 논술을 대비하다보니 스스로가 논술을 열심히, 제대로 대비했다는 달성감이 들었습니다. 굳이 논술에 많은 돈 쓸 필요 없이 충분한 대비가 가능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6. 합격 소감 당연히 기쁠 수밖에 없습니다.

저 형편없는 성적으로 재수를 시작했을때 주위의 시선은 제가 이렇게 성공할 거라곤 생각치 않은 채 제가 구차하게 발악하는 것을 동정하는 듯한 시선이였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해냈습니다. 부모님도 기뻐하시고, 이정도로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면 만족을 넘어 재수하길 잘했다고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제가 이런 결과를 들고 나타나니 주변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10개월간 기숙학원 생활을 버티는 것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포기하는 것을 보았지요. 하지만 버텨낸 사람들이 있고, 조금의 근성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여러분도 끈기를 가지고 열심히 본분을 다한다면,

분명 저처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